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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이세정]풀뿌리 여성단체들의 신선한 여성정치 확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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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 기자
기사입력 2018-03-26

▲이세정 (전 경기도 복지여성실장 / 대한행정사협회연수원 교수)    © 데일리와이

지난 연말, 안산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차현주) 주관으로 지역 내 직능 여성단체 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여성단체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의 필요성과 조건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여성인구 대비 여성정치인의 대표성이 낮다는 점이다. 

‘사회적 대표성’은 정부정책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논리의 하나이다. 2014.6월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 여성의 인구가 49.7%임에도 광역의회 의원 당선자는 15.6%, 기초의회 의원 당선자는 31.3%에 불과하다.

국제의원연맹 (IPU)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2017년 기준 17%로서 각국 순위에서 106위에 머물렀다.

둘째는, 남성이 정치를 주도해 오면서 권력투쟁, 부패, 사회적 갈등과 양극화의 부작용을 양산했고, 심지어는 폭력까지 일삼으면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은 커져갔다.

따라서 돌봄, 보살핌, 모성애 등의 여성성이 부드럽고 깨끗한 정치문화 형성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인 청렴도에 관해서도 비록 국내에서 이렇다 할 과학적 조사가 없지만 (외국에는 청렴도와 성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다수의 논문이 있음),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은 여성 정치인이 남성 정치인보다 더 깨끗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셋째는, 4차 산업혁명의 시작으로 우리나라 역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도전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자질인 감성, 융합, 소통, 결합 등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다.

2016년 한국을 방문한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는 여성의 섬세하고 고차원적인 창의성이 제대로 발휘되는 시대”라고 언급하였다.

넷째는, 여러 법령과 제도에 내재되어 있는 양성불평등 요소를 개선하는데 영향력 있는 여성정치인의 목소리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정치계에서 여성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은 여성의원은 당선가능성이 낮다고 여기고 공천을 꺼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경기도 여성의원 수 중 지역구 (비례대표가 아닌) 광역의회 당선자는 10.2%, 기초의회 당선자는 19.3%에 불과했다.

국내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 의원 수의 11.5%에 그쳤다. 정치전문가의 의견을 빌리면, 우선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여성의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주민이 투표를 했다는 것은 그 후보를 인식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즉, 비례대표제보다는 지역구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더 크고 자생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민생의 최 일선에서 뛰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지역구에서 여성의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둘째는, 지역구 주민들의 우수한 여성후보 발굴과 지원문화가 필요하다. 우리사회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와 경제양극화가 극심해 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 경제적 남녀불평등 등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생활정치 영역에서는 삶에 대한 관심과 감수성, 그리고 지역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여성의 눈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바로 이런 인재의 발굴과 양성에 지역단위의 여성단체의 역할이 크다는 점에 공감했다. 

셋째로는, 여성정치인의 롤모델이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존경하고 따를 만한 여성정치인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롤모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능력 못지않게 청렴 (integrity)이다. 근년 들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총리가 비리혐의로 인해 임기 도중 하차하거나 영어(囹圄)의 아픔을 겪은 것은 한국 여성정치사에 있어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사태들이 여성정치의 실패로 할 수는 없지만, 국내외에서 여성정치인에 대한 회의감과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성의 정치확대는 남성의 이익 침해가 아니다. 여성성이 중시되면 그만큼 남성성도 중시되고,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시각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면 균형 있고 효율적인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하지만 점차 향상될 것이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풀뿌리 여성단체들이 국회 같은 정치 행사성이 짙은 장소가 아닌, 자신들의 삶터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이 주제를 논의했다는 것이 내게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러한 풀뿌리 단체의 작은 개혁운동이 점차 확산되면 여성의 정치무대 진출이 (특히 생활정치의 현장인 기초자치단체에서) 점차 늘어나리라 기대된다.

*외부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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